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전망이다.
정부는 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와 서울·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영상 보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을 확정했다.
정부는 K-글로벌 백신허브화 목표 달성을 위해 ▲ 국산 코로나19 백신 신속개발 ▲ 글로벌 생산협력 확대 ▲ 글로벌 백신 허브 기반 신속 구축 등 3대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과 숙련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총 2조2천억원을 투자한다.
[그래픽]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 주요 내용
◇ 내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마치고, 2025년까지는 세계 5위의 글로벌 백신 시장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올해 2차 추경을 통해 관련 예산 2천억원을 확보했으며, 내년부터 2026년까지 2조원의 재원을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다.
국산 1호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백신 개발사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일부 제약사가 하반기 3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1천667억원을 투입해 임상 3상 비용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임상 2상의 중간결과가 나오거나 임상 3상 시험계획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 제품의 경우 면역원성·안전성, 성공 가능성을 고려해 선구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더 많은 기업이 신속하게 3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임상 승인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국가에서 지정한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통해 다기관 통합심사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임상에 참여할 대상자를 모집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홍보도 강화하고 참여자에 대한 지원정책도 함께 마련한다.
정부는 특히 바이러스 벡터(전달체)·재조합 백신 플랫폼보다 개발 속도전에서 유리하고 생산설비 구축에 드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핵심기술 연구를 범정부적 차원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임상·임상, 원부자재 등을 지원하고 mRNA 백신 개발사 간 컨소시엄을 운영해 생산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 주요 선도국 중심 글로벌 생산협력 강화
정부는 주요 선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이외에도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등과 협력을 강화해 국가 간 협력 파트너십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또 백신 원부자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서는 한미 간 수요·공급 기업 연계 등 협력을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백신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기업 간 접촉·협력을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지질나노입자(LNP), 뉴클레오시드삼인산(NTP), 일회용백 등의 원부자재는 수급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백신 기술이전 허브 및 인력양성 허브 논의에 참여하고,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도 협력해 개도국 생산거점 진출, 인력양성 등도 추진키로 했다.
이 밖에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국제백신연구소(IVI)·라이트 펀드(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와의 연구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할 예정이다.
◇ 글로벌 백신 허브 기반 신속 구축…기업당 최대 30억원 지원
정부는 글로벌 백신 허브 기반을 신속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 생산역량 확충 ▲ 차세대 백신 신속 개발 ▲ 국산 백신 글로벌 진출 ▲ 백신산업 생태계 조성 등 4가지 중점과제에 범정부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첫 번째 과제인 생산기반 확충을 위해서는 백신 및 원부자재 생산시설·설비 구축을 위해 기업당 최대 30억원(올해 총 180억원)을 지원하고, 글로벌 수준의 백신 GMP(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급 공공 제조시설을 활용해 자체 설비가 없는 기업의 백신 상용화를 지원한다.
또 백신 개발 및 생산을 위한 핵심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mRNA 등 차세대 백신 플랫폼 생산기반 구축 및 양산·품질관리 지원을 확대한다.
아울러 원부자재 기술 자급화도 지원한다. 국산 백신원료·생산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교 시험, 성능평가, 창업성장기술개발 등 상용화를 지원하고 연구개발(R&D)·소부장·스마트공장 등을 통해 패키지형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백신 원부자재의 경우 입항 전 수입신고 허용, 수입 검사 최소화 등 신속한 통관·물류 절차를 제공하고, 원부자재 등의 국내 보세공장 반입을 허용해 관련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도 지원한다.
두 번째 과제인 차세대 백신 신속개발 지원과 관련해선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사용 가능한 다가·범용 백신, 신속제작 가능한 백신 플랫폼 확보와 더불어 고부가가치 백신, 민간기피백신(탄저백신 등)을 개발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면역 증강제 등 백신 기반기술과 기초·원천연구 강화를 추진한다.
정부는 특히 전임상, 임상, 심사·허가, 제품화 등 차세대 백신의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빈틈없는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일례로 코로나19 백신 신기술 특허출원의 경우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해 심사 기간을 13.7개월에서 2.4개월로 대폭 단축함으로써 백신 개발기업의 빠른 권리 획득을 지원할 방침이다.
세 번째 과제인 국산 백신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백신수출 확대를 위한 무역보험 한도를 최대 2배까지 확대하고, 백신 수출 목적의 국내 생산설비투자에 대한 금융지원도 추진한다.
또 최적 기술보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분쟁 위험 사전 진단 및 무효·회피 등 기업의 분쟁 대응 전략도 지원한다.
국가 차원의 국제공조 및 신변종 감염병 대응 협력 강화를 위해 병원체 자원정보·검체를 확보하고 해외연구거점 구축도 추진한다.
아울러 해외 연구자 유치 및 국내외 공동 연구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백신 연구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백신 개발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감염병 기반 공동연구·교류도 추진한다.
마지막 과제인 백신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한국형 NIBRT(국립바이오전문인력양성센터), 백신실증지원센터(화순·안동) 등을 활용해 백신 특화 공정개발 인력을 양성하는 동시에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 고령사회·감염병 위기 근본적 대응을 위한 기초연구 인력 및 의과학 인력, 규제과학 전문가 양성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글로벌 백신허브화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